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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스크랩] 강남에서 꽃등심을 비교적 저렴하게(?) 맛보는 법

참숯구이 전문점 <우황정>
한우의 정직한 맛 "입이 행복해요"
 
 
 
살기 어려워질수록 소주 한잔 기울이며 나누는 따뜻한 대화가 그립다. 소박한 안주를 앞에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새 팍팍한 삶에서 한 발 물러나 있음이 느껴지니 말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오기를 부려서라도 조금은 호사를 부리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식을 할 때 가장 선호하는 음식은 육류. 물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돼지고기가 우세하지만 소고기만이 가진 감칠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수입산 소고기가 한우로 둔갑하는 세상이지만 한우에 비교할 수는 없다. 아무리 미각이 둔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차이는 쉽게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먹는 장사가 마찬가지겠지만 특별한 가공을 할 수 없는 육류를 판매하는 곳은 첫째도 정직이고, 둘째도 정직이어야 한다. 그 맛을 손님이 가장 먼저 알기 때문이다.
 
역삼동에 자리한 우황정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은 규모 덕에 가족이나 직장 회식을 하기에도 적당하다. 크고 작은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그것도 강남에 자리하고 있어 비쌀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저렴하다는 인상을 준다.
 
 
우황정의 김재일 사장은 본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3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사촌형과 함께 일산에 농원을 운영하게 된 것. 10여 년의 시간이 지난 후 지난 2002년 지금의 우황정을 문 열게 되었다. 소고기 외에 다른 메뉴는 취급하지 않은 탓에 광우병 파동 등 몇 번 위기에 빠졌지만 모르는 척 그냥 밀고 나갔다. 고기에서부터 반찬까지 모든 재료를 상급으로, 또 정직하게 만들기만 한다면 한 번 찾은 손님을 단골로 삼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직접 요리를 하지는 않지만 10년 넘게 장사를 하며 쌓은 노하우 덕분에 이젠 한번만 맛보면 무엇이 부족한 지, 더 들어갔는지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게 되었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것. 음식 장사의 기본 지침이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김치를 사용해 보라고 하는 유혹도 있었지만 어차피 오래 가지 못할 일들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돈이나 이익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식당이 사람들이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더 바란다고 말한다.
 
메뉴는 꽃등심과 생등심이 주를 이룬다. 모두 충청도산으로 A급 고기만을 들여온다. 그래서 우황정의 고기들은 오래 구워도 퍽퍽하지 않고 고소하다. 좋은 고기를 판별하는 법 중 하나인 풍부한 육즙에 잘 부합한다. 한번 얼었다 녹은 수입육의 경우 이런 맛이 덜하다. 그렇다고 오래 구울 필요는 없다. 꽃등심의 경우 앞뒤로 한두 번 정도만 구워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본연의 맛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고기를 구울 때도 대신 참숯만을 이용한다. 요즘 흔한 사용하는 열탄을 쓰면 비용도 적게 들고 관리도 쉽겠지만 고기 맛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참숯만 사용한다고.
 
우황정의 뜻을 물어보았더니 의미가 그럴듯하다. 소 우(牛), 황제 황(皇), 정원 정(庭)이라는 뜻의 한자를 사용해 황제가 뜰에서 휴식을 하는 것처럼 음식을 즐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오늘 저녁 등심 한 점으로 황제처럼 우아한 저녁 식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 메뉴 : 꽃등심(150g) 28,000원, 생등심(150g) 25,000원, 주물럭등심(150g) 22,000원, 참맛갈비(LA양념갈비, 300g) 15,000원, 차돌박이 15,000원, 항정살 9,000원, 생삼겹살 8,000원. 뚝배기불고기 6,000원, 매운갈비찜 9,000원, 도가니탕 11,000원.
* 영업시간 :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밤 10까지. 매주 일요일 휴무.
* 찾아가는 길 : 2호선 강남역 2번 출구, 양재역 방향으로 약 250m직진. 30대까지 가능. 02(558)3574~5

 
가져온 곳: [♥생을 그리는 작업실♥]  글쓴이: 글짱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