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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스크랩] 인사동을 찾아서

인사동을 찾아서

낭만 가득한 인사동 거리를 거닐며...
남도는 꽃소식으로 들썩이고 있는데 서울은 며칠째 흐릿한 날씨가 연이어지고 있다. 또한 포근한 날씨가 조금은 싸늘하게 느껴져 이것이 꽃샘추위인가 싶다. 전국이 봄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는데 차라리 봄비라도 시원스레 내렸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이번 주말에는 울긋불긋한 봄옷으로 갈아입고 인사동에서 데이트를 즐겨보자. 어차피 시간을 쪼개어 멀리 나들이를 가지 못할 바에야 인사동 거리를 거닐며 낭만을 만끽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그곳은 섬이었다
마침 뽑아든 시는 강계순의 <인사동 거리>였다. '굳게 내린 셔터의 틈새로 손때 묻은 토기냄새와 지필묵냄새 조금씩 배어 나와 어른거리는 인사동 거리에 희끗희끗 눈 내리고 사람들은 얼마쯤 취하고 얼마쯤 비장해져서 눈처럼 쌓이고 녹는 몇 십 년의 우정과 배반을 굴절된 인생을 얘기하면서 묵향처럼 쓸쓸히 어둠 속에 숨는다. (...중략...) 할 수 없는 말들 깊이 가슴에 감추고 할 수 있는 말들만 소리내어 떠들면서 삭은 갈피(葛皮)처럼 구겨져 흔들흔들 뒷모습 보이고 돌아서는 인사동에는 인사동의 눈이 내려서 쌓이고 또 금방 녹는다.' (시 '인사동 거리' 중에서)


우리는 종로구 안국동 로터리에서 종로2가 방향으로 뻗어있는 400여m의 좁은 골목길을 '인사동길'이라고 부른다. 그 길은 지난 97년 4월에 '차 없는 거리'(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로 지정되었고, 지금까지 숨가쁜 개발의 세월에도 기와를 걷어내지 않고 흙 묻은 토기, 엽전 한 닢, 무명화가의 그림 하나 하나를 너그러이 품을 수 있는 서울의 고즈넉한 '문화의 섬'으로 남았다. 조선 초 도화원에서 시작된 후, 한때(일제시대) 우리 고미술품을 일본으로 빼돌리는 약탈의 관문이 되기도 했었으나 오랜 세월 낡고 오래된 것의 가치를 알려주는 흔치 않은 공간으로 살아 남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 길에서 파리의 '샹젤리제', 뉴욕의 '소호', 모스크바의 '아르바트', 북경의 '류리창' 같은 그 나라와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의 거리를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당신은 신명났다
그런 인사동을 찾았던 날 아침, 그 길에선 마침 뭔가 신명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침이라는 시간은 바로 전날 밤에 인사동 길을 가득 매웠던 술기운을 진공 청소기보다 훨씬 강한 흡인력으로 뽑아내고 있었다. 짤랑짤랑 가위소리와 함께 춤 을 추는 엿장수, 구성진 대금 가락으로 지나는 이의 발길을 붙드는 국악 인, 두꺼운 안경너머로 사주와 궁합을 보는 할아버지, 옛날 호떡과 뽑기를 파는 아낙네, 각종 미술 전시회 플래카드, 킥보드를 씽씽 모는 어린이, 토산품을 열심히 고르는 외국인, 신세대풍 카페로 속속 밀려드는 젊은이, 사각 모서리가 유난히 차가워보이는 돌벤치에서 쉬는 아버지와 아들 등등이 인사동이라는 믹서기에 함께 실려 시끌벅쩍한 소리를 내며 섞여가고 있었다. 살아있는 박물관답게 그 모습은 매우 신명났지만 한편으론 정신없이 돌아가는 팽이처럼 수다스러웠다. 바로 전통, 당신이 머문다는 그 거리의 아침풍경이었다.

낭만은 살아있다
이번엔 낭만, 당신을 무작정 따라나서기로 했다. 나날이 화려해지는 인사동 거리에서 당신은 역시 발빠른 유행의 손을 타지 않는 문학인들의 아지트 '귀천'(歸天)부터 찾았다. 전통찻집 귀천에서는 아직도 시인을 가슴으로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인사동의 시계는 참 느리게 가는 것 같다'라는 그리움 섞인 말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김종삼 시인의 시제를 그대로 딴 카페 시인학교에도 한 무리의 문학동호회 회원들이 모여 있었다. '인터넷 카페, 커피 전문점 등이 갈수록 많아져 인사동이 자꾸 화려해지고 현대화되는 것 같애요. 제 생각엔 번쩍이는 현재보다는 남루한 과거가 있는 인사동이 진짜가 아닐까 싶은데...' (전민기. 구이동. 29)

하지만 변해간다
하지만 고서적 전문점과 골동품 판매점이 즐비했던 인사동도 최근 1~2년 사이 커피전문점 '쟈뎅'이 나 테마카페 '학교종이 땡땡땡' 같은 신세대 취향의 커피숍과 전통찻집이 20개 이상 늘어 많이 달라졌다. 또 인도 코끼리상과 지갑, 목걸이 같은 예쁘장한 외국 골동품과 장신구를 파는 노점상들도 신세대를 겨냥해 30여 개 생겨났다. '토토의 오래된 물건', '월드 콜렉션' 같은 저가의 서양 골동품들을 파는 다국적 소품점은 아예 순례코스로 자리잡았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혹자는 인사동의 이런 변화를 신구(新舊)가 공존하는 새로운 인사동 문화로 반기고 있고, 반대로 인사동 고유의 색깔이 상업주의 물결에 바래진 것 같아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다.

과거가 친숙하다
가족들과 나들이 삼아 자주 인사동을 찾는다는 이성국(43세) 씨는 '인사동의 매력 포인트는 작고 올망졸망 붙어 있는 공방과 찻집, 표구사, 골동품 가게들인데, 그 낡은 집들이 헐리고 그 자리에 주변 건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마음이 씁쓸하다'며 '크고 현대화된 건물들도 좋지만, 이왕이면 낡고 오래된 건물들과 잘 어울리는 건물들이라면 더 좋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또 '어느 곳보다 여유롭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인사동길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인사동의 무분별한 도심 재개발 정책부터 재고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낭만, 그리고 전통, 당신들은 현대화를 앞세운 도심 재개발의 논리 속에서 혹 중심없이 휘둘리는 문화 정책에 상심하고 있지는 않은지. 가수 최백호가 멋드러지게 불러냈던 낭만이여! 그리고 복고로 유행하는 전통이여! 저와 함께 인사동에서 춤 한 곡 멋드러지게 추지 않으시렵니까.


인사동 엿보기
▶▶ 문화특구 인사동 / 명소... / 즐비한 3.1운동 유적지 앞에서….

'살아있는 거대한 역사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인사동과 그 주변에는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유적과, 그 자체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물들이 많다. 특히 인사동에는 구한말에서부터 일제 시대, 해방 공간에서 일어났던 사건들과 인연이 깊은 유적이 많다. 구한말 때의 유적(지)으로는 을사조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민영환이 자결한 터와 철종의 부마이자 개화파의 거두였던 박영효의 집이 있다. 민영환의 자결터는 현재 인사동 네거리 부근 한미은행 앞에 있으며, 박영효의 본채는 남산한옥마을로 이전됐지만 일부가 남아 현재 경인미술관 건물로 쓰이고 있다. 또 인사동에 이웃한 우정총국(현 체신기념관)도 볼 만하다. 근대식 우편 제도를 상징하는 우정총국은, 김옥균 등 개화파가 갑신정변(1884)을 일으켰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인사동 일대는 특히 3.1 운동과 인연이 깊다. 천도교의 총본산이자 서울시 지정 지방유형 문화재인 천도교 중앙 대교당(경운동), 3.1운동의 발상지인 탑골공원, 3.1 운동 때 학생들의 만세운동이 일어 났던 승동교회, 3.1 운동 때 민족 대표 33인이 모여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태화빌딩 등은 3.1 운동과 직·간접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유적(지)들. 이중 1897년에 세워진 우리 나라 최초의 공원인 탑골공원은 독립선언서가 낭독되었던 팔각정, 원각사지 10층 석탑, 원각사비 등의 문화재가 남아 있는 유적지로서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편안한 쉼터로서도 눈길을 끄는 곳이다.

▶▶ 문화특구 인사동 / 화랑... / 미술 문외한이 가도 좋을 화랑에서….

우리 미술계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인사동은 누가 뭐래도 1백여 개가 넘는 화랑이 밀집한 한국 미술의 메카다. 골목 곳곳에 포진해 있는 크고 작은 화랑에서는 연중 회화, 한국화, 판화, 조각전 등 각종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실험적인 작업을 펼치는 40~50대 한국화가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개성있는 전시로 유명한 동산방화랑, 고서화 전문 화랑으로 출발해 80년대를 거치며 민족·민중미술 운동의 메카 역할을 했던 학고재, 전수천 씨 등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는 역량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오고 있는 가나화랑, 그리고 선화랑, 가람화랑, 노화랑, 상문당 등 인사동엔 아직도 전통을 자랑하는 화랑들이 즐비하다. 또 금호, 나무, 데미, 도올, 동주, 서경 등 7개 화랑이 밀집해 있는 성화빌딩을 비롯해 비좁은 골목길이지만 들어서기만 하면 개성있는 전시로 주목을 끄는 작은 화랑들이 사방에 밀집해 있는 곳이 인사동이기도 하다.


미술 문외한이라도 좋다. 인사동에 가면 무조건 화랑문을 열고 한 번 들어가 보자. 입장료도 없이 미술작품을 실컷 감상할 수 있다. 말만 잘 하면(?) 화랑주인으로부터 차 한 잔 정도는 대접 받으면서 미술작품에 대한 귀한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 만약 인사동 소재 미술관들을 둘러본 후, 더 많은 미술작품 감상에 욕심이 생긴다면 서울 도심 미술관들을 한 바퀴 도는 '미술관 순환버스'에 몸을 실어 보는 것도 좋겠다. 승차료 1천원으로 인사동~사간동~순화동~평창동 지역에 있는 미술가와 화랑 10여 곳을 둘러볼 수 있다. 순환버스 이용권은 하루 종일 무제한 승하차가 가능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10분까지 매시 30분에 인사아트에서 출발한다. 자세한 노선문의는 평창동 가나아트(02-736-1020)로 하면 된다.


▶▶ 문화특구 인사동 / 밥집... / 주린 배를 맛나게 채워줄 밥집에서….

인사동의 실핏줄 같은 뒷골목에는 꽤 알려진 밥집들이 즐비하다. 학고재 화랑 옆골목으로 들어서면 인사동 밥집의 원조격인 사천, 선천과 사원, 지리산 등이 있고, 수도약국 옆에서 는 도가니탕·곰탕이 유명한 사동집을 만날 수 있다. 또 거미줄처럼 이어진 뒷골못 샛길로 들어서면 1백 곳이 넘는 밥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주린 길손들 누구나 들러 허기를 채우고 갈 수 있다.

인사동 미각 여행을 떠나자면 종로2가 쪽 보다는 안국동 네거리 쪽에서 출발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다. 자동차 길(월~토)이 종로2가 쪽으로 남향 일방 통행인데다 학고재 미술관 옆 좁다란 길이 인사동의 메인 식당 골목인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이 말끔하게 단장된 학고재 화랑을 이정표로, 자동차 한 대 들어갈 수 있는 좁다란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간판이 사천과 선천이다. 인사동 밥집의 산 역사라 일컬어지는 사천(734-5798)과 선천(734-1970)은 나름의 손맛과 격식을 갖추고 음식을 장만하는 집들로, 오래된 만큼 단골손님들이 유난히 많은 곳이다. 선천집 조금 지나 있는 이모집(720-4688)도 유명하다. 우거지국, 해장국 같은 탕국밥에 반찬이 딸려 나오는 이모집은 사천의 자매점이다.

또 학고재 골목에서 신궁장 여관이 있는 골목 끝쯤에 이르면 만나게 되는 사원(732-3002)과 지리산(723-4696)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최근 생긴 한정식집(코스)인 사원은 스타일에서는 단연 인사동 최고라는 중평을 듣는 곳으로, 기왓장으로 모양을 낸 흙담이며 손바닥만한 마당에 오똑 솟아오른 3층 석탑, 그 옆에 보기 좋게 선 소나무 한 그루가 아주 운치있다. 군침 도는 콩비지를 전문으로 하는 지리산도 담백하면서도 그다지 부담감이 없는 두부를 싱싱하게 만들어내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인사동 큰 길을 따라 내려가다 수도약국 지나 해정병원 맞은편에 있는 중원당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사동집 간판이 크게 걸려 있다. 유명한 곰탕집인 사동집(722-5191)은 팔팔 끓는 뽀얀 국물을 뚝배기에 담아 마늘, 장아찌와 함께 내주는 곳으로 일본 관광객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여기서 종로2가 쪽으로 내려가다 통인 가게를 지나 바로 왼쪽으로 접어들면 그 유명한 절 음식 전문점인 산촌 골목이다. 이 골목에는 원로 문인들이 많이 찾는 오래된 집 은정도 있고, 젊은이들에게 인기인 옛찻집도 있다. 순전히 절간 음식으로만 제대로 된 한 상을 차려내는 산촌(732-4358)에서는 갖은 산나물에 파, 마늘을 안 넣은 절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은정(735-8332)에서는 갈비찜과 전, 잡채까지 포함된 화려한 점심상을 받을 수 있다.

각종 문학상 시상식 뒷풀이 장소로 이용되는 누님 손국수(738-5952)와 전통 한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영빈가든(732-3863), 정갈한 스타일의 솥밥으로 인기를 끄는 조금(725-8400), 쌈밥 전문인 송도(723-7579), 족발이 맛있는 제주 허가네 족발(730-5657), 집 음식 같은 간편한 백반이 나오는 부산식당(733-5761), 재첩국이 시원한 섬진강(732-6878), 툇마루에 앉아 있는 반찬 없는 반찬 몽땅 털어 넣고 썩썩 비벼 먹는 된장 비빔밥이 맛있기로 소문난 툇마루집(739-5683)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 문화특구 인사동 / 찻집... / 소박하고 정감 묻어나는 자그만 찻집에서….

인사동엔 소박하고 정감 묻어나는 자그만 찻집도 많다. 누렇게 빛 바랜 한지 벽지, 투박한 나무의자와 탁자, 희뿌연 불빛 속에 은은히 퍼지는 모과차 향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다름 아닌 귀천이다. 고 천상병 시인의 부인인 목순옥 씨가 운영하는 귀천(734-2828)은 아직도 시인을 가슴으로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끝이지 않는 인사동의 대표적인 찻집으로, 단성갤러리에서 인사동 사거리로 내려가는 길 왼편에 있다. 통인 가게 뒤에 있는 다경향실(723-3651)과 경인미술관의 다원(730-6305)도 인사동을 대표하는 유명 찻집 중 하나다. 다경향실은 녹차 위주의 차 전문점이며, 다원은 전통 한옥과 정원의 풍치를 그대로 살려낸 전통다원이다.


전통 찻집 분위기를 살린 현대식 주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파전, 두부김치와 함께 술을 내오는 평화만들기와 시인학교. 평화만들기(732-3106)는 투박한 나무의자, 오래된 피아노, 70년대식 다방 분위기에 취해보려는 문인 화가들과 언론인들이 즐겨찾는 곳이며, 바람부는 섬 옆에 위치한 시인학교(733-9555)는 시와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름있는 문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새 지저귀는 소리와 물 흘러가는 소리가 좋은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720-9719.전통찻집)와 옛찻집(722-5019.주점형 찻집), 휴(722-8234)도 청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인사동의 찻집이다.

▶▶ 문화특구 인사동 / 카페... / 분위기 좋고 운치있는 이색 카페에서….

리틀 인디아, 배낭여행, 아빠 어렸을 적에, 사과나무, 사람과 나무, 오또에메조, 뽀모도르, 판화방, 사진이 있는 마당, 사계, 일마레, 아지오, 조각하늘, 하늘호수, 볼가 등은 인사동의 이색지대.

인도산 소품으로 꾸며진 리틀 인디아(730-5528)는 인도 홍차와 인도 만두인 사모사, 카레 등을 맛 볼 수 있는 인도풍 카페며, 배낭여행(733-7377)은 옛 소품들과 현대적 감각의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룬 카페로 젊은층이 선호한다. 사과나무(722-5051)는 앙증맞은 분위기에 치킨달밥이란 퓨전음식을 내놓는 동화같은 카페며, 사람과 나무(723-3323)는 '바다가 육지라면'(해물 샐러드), '우라차차'(불고기), '비너스의 속살'(가리비 샐러드) 같은 독특한 이름의 퓨전요리를 내놓는 퓨전 레스토랑이다. 작가 신경숙 씨의 소설 외딴방에도 등장했던 볼가(739-3652)는 젊은 여류작가들의 아지트로 불리는 이색카페로, 칸초네와 샹송, 재즈가 흘러 분위기가 아주 독특하면서도 좋다.

우리 나라 최초의 티베트 카페인 하늘 호수(722-7207)와 아빠 어렸을 적에(733-3126), 조각하늘 (735-7171)도 실내장식이 독특한 카페들이다. 하늘 호수는 매혹적인 이국 티베트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아빠 어렸을 적에는 어릴 적 공부했던(?) 표준전과를 기억하는 딸과 그 옛날 삼강 아이스케키 통을 기억하는 아버지가 함께 갈 수 있는 색다른 분위기다. 작은 연못 위를 별 무늬 조각천으로 가린 지중해풍의 카페 조각하늘도 인사동의 또 다른 멋을 전해준다.

▶▶ 문화특구 인사동 / shop...전통의 멋과 이국의 멋이 가득한 소품점에서….

인사동에는 전통을 파는 곳들도 많고 전통의 향기 속에서 이국을 파는 별난 사람들도 많다. 우리세계, 탈방과 같은 전통소품점을 비롯한 망생이, 곤의 딸, 베틀, 파락돌, 아라가야 같은 우리옷 전문점까지 전통을 파는 곳들이 인사동 골목골목에 산재해 있고, 토토의 오래된 물건, 시간여행, 갤러리 티벳, 사람과 고물 같은 앤틱 하우스도 많다. 또 공예점인 제3공간부터 풍경 등까지 독특한 문화공간들도 군데 군데 있고, 승문각, 통문관 같은 고서점들도 10여개 남아 있다.


직접 수공예로 만들어 판매하는 전통자수 전문점으로 시선을 붙드는 우리세계(734-9662),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분위기로는 풍경갤러리(723-3375)도 빼놓을 수 없다. 원승스님의 그림이 있는 공간으로, 전체적으로 맑고 투명한 느낌을 준다. 풍경갤러리에서 인사동 사거리 쪽으로 조금 내려오다 보면 왼쪽으로 만나게 되는 제3공간(737-8928)도 인사동에선 별스런(?) 공간이다. 차가운 느낌의 금속, 특히 동판에 색상을 입혀 새로운 느낌을 창출해 내는 금속공예 전문점으로, 장신구·인테리어 소품이 주를 이룬다. 하회탈과 본산대탈의 실제 크기를 판매하는 탈방(734-9289)도 한 번 들러볼 만하다.

골동품점과 함께 일제시대부터 인사동을 지켜온 고서점들도 인사동에선 낡고 낯익은 곳들이다. 하 지만 전성시대 인사동 거리를 북적이게 했던 30여 개의 고서점들은 하나 둘 문을 닫고 현재는 몇몇 가게들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통문관(734-4092), 문고당, 승문각(733-6148), 영창서점, 한국서적센타, 관훈고서방, 문우서림, 고문당, 호고당 등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한편 전통의 향내 그득한 인사동 거리에선 비한국적(?)인 것을 파는 곳의 간판 몇 개도 눈에 띈다. 은과 나무, 멜하바, 토토의 오래된 물건, 토인, 시간여행, 갤러리 티벳, 사람과 고물, 인화랑, 보물찾기 등. 국내외의 토속품 내지는 골동품을 파는 이들 앤틱 하우스는, 주로 한빛은행 사거리에서 맥도날드 쪽 길에 밀집돼 있는데, 외국 토산품 전문숍 거리라고 불릴 정도로 많다.

대부분 동남아 국가의 종교(불교)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데, 손님의 약 70%가 외국인들이라고 한다. 특히 일본인들이 많다고 하는데, 물건을 사러오는 손님보다 그냥 둘러보는 아이쇼핑족들이 더 많다는 게 특징.



찾아 가는 길 - 자가운전
인사동길은 남향 일방 통행로이기 때문에 백상기념관이 있는 안국교차로에서 동덕빌딩 옆 LG 25시 골목으로 들어가 종로2가 쪽으로 빠져나와야 한다. 하지만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차 없는 거리'를 선포했기 때문에 차는 가져갈 수 없다. 그 밖의 요일에는 서울은행과 한일은행 사이 골목, 종로경찰서 옆에 있는 유료주차장과 상문당갤러리 뒤편에 있는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인파가 많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찾아 가는 길 - 대중교통
지하철 3호선 안국역(6번 출구)이나 1호선 종각역(3번 출구)에서 내려 인사동으로 걸어 들어가거나 시내버스 205, 543, 84, 8-1, 153, 2, 84-1, 20번을 타고 가다 종로경찰서에서 하차해 걸어 들어가도 된다. 또 조계사 앞이나 종로3가 KFC 앞에서 하차해 인사동으로 걸어 들어가도 된다.

 
가져온 곳: [♥생을 그리는 작업실♥]  글쓴이: 글짱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