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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Cover Story] 내부에서 본 삼성경영

[Cover Story] 내부에서 본 삼성경영

삼성을 가장 깊이 알 수 있는 사람은 역시 삼성맨들이다.
매경이코노미는 홍보라인을 통한 공식적인 평가뿐 아니라 내부 인사들이 바라보는 ‘삼성식 경영’을 취재했다. 대체로 삼성직원이라는 자부심이 강했다. 이들은 최고경영자에대한 신뢰, 꼼꼼한 관리,
공정한 평가, 교육문화, 보안시스템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 중 몇 가지를 사례로 추려봤다.

■반복 실수는 곤란■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 10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 중 하나가‘반복적으로 실수를 하는 CEO’다. 삼성그룹의 일선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건설 한 현장소장얘기다.

“건설사에서 사망사고가 났다고 쳐요. 과거엔 항변 못할 사망자에게 책임을전가하고 산 사람은 살자는 식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달라졌죠. 어차피 또 발생할 과실이라면 철저하게 원인을 따져보자는 거죠.”현장에서 보고서를 내도 원인과 결과가 맞지 않으면 본사에서 전혀 접수를 받지 않는다.
그는 “같은 사고만큼은 절대로 내지 말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형식주의를 없앴다는 데 의의를 뒀다. 안전에 관해서는 더욱 ‘삼성답다’고 덧붙였다.

삼성엔지니어링에 근무하는 대리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보고서 작성만 봐도 철저합니다. 잘못 만드는 걸 그냥 두지 않아요.
전체 구성은 물론 문맥, 오타까지도 꼼꼼히 챙기죠.
중요한 건 왜 실수했나 추궁하기보다 데이터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생기지 않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점이죠.”그렇다고 철저한 신상필벌(信賞必罰)과는 거리가 있다.
잘하면 칭찬하지만 한번 실수는 봐주기 때문에 어떤 이는 ‘신상필상’이라는 표현도 썼다.
그러나반복적인 실수는 용납하기 어려운 게 삼성문화다.

■상후하박(上厚下薄) 보상체계■

삼성SDI의 A 선임은 삼성의 연봉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너무 적지도 너무많지도 않다고. 하지만 “내가 이것 밖에 못 받아?”라는 생각은 안 한다고 했다.
대신 부장급으로 올라가면서 파격적인 대우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서다.

제일기획도 비슷하다. 대리에서 간부급인 차장으로 올라갈 때 가장 대우가 좋아진다.

A 선임은 “이 같은 방식이 삼성스타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은 노력에대한 보상이 확실하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윗선으로 올라갈수록 힘들어진다”는 삼성엔지니어링 대리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보통 현안에 관해 실무자들이 가장 많이 알고, 위로 올라갈수록 내용을 잘모르잖아요.
사인만 하는 수준이고요. 하지만 삼성에선 위로 올라갈수록 더욱깊이 있게 본다고 느꼈어요.
상사의 질문에 당황했던 점이 한 두 번이 아니었죠.”그는 “처음에는 갑갑하게 느껴졌지만 2~3년
배우고 나니 훨씬 성장한 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90년대 초 이건희 회장과 배동만 제일기획 사장이 ‘도미회’를 놓고 벌인 대화에서도 위로 올라갈수록 경영자에게 요구하는 지식과 덕목이 많다는 점을 알수 있다.

“도미는 어디산이 좋죠?” “남해가 플랑크톤이 많아 최고입니다”
“몇 킬로그램짜리가 가장 맛있죠?” “1.5kg입니다.”
“수율은 얼마나?” “30~35% 수준입니다”
“열량은요?” “…”
삼성그룹의 간부급 사원들은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을 마음 깊이 새기고있다.
이 회장 자신이 만들었다는 덕목인데 많이 알고, 직접 할 줄 알고, 시킬줄 알고, 지도하고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상후하박’ 보상체계인만큼 요구사항도 많다는 뜻이다. 평가방식에 대한
불만은 별로 없었다. 물론외국계 기업처럼 수치에 따른 평가가 아니라는 점에선 동의했다.
그래도 담당팀장을 거쳐 인사팀이 내리는 평가방식이 합리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삼성은 교육중■

취재진은 수십명의 삼성 내부 인사를 인터뷰했다.
재미있는 점은 그 중 적어도20%가 교육으로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이다.
지역전문가, 금융, 직급교육 등 내용도 다양했다. 3~5월이 교육철인 탓에 삼성의 4대 연수원이
꽉꽉 찬다곤 하지만, 그야말로 ‘삼성은 교육중’이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교육프로그램 자체가 부족할 뿐 아니라 교육도 술렁술렁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전문가 교육을 받고 있는 B씨 얘기를 들어보자.

“1년 활동을 위해 12주간 교육을 받아요. 놀라운 점은 1년 치 일정을 하루하루 다 짜놓는다는 점이죠. 둘러볼 지역, 학습계획, 경비 등 모든 계획을 미리세워야 합니다."
계열사에서 뽑혔다고 해도 완전히 통과된 것이 아니다.
심사위원단에 세부계획을 발표한 뒤 통과하지 못하면 지역전문가의 꿈은 사라진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면 망신살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

한 계열사의 C모씨는 “교육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대충 리프레쉬(Refresh)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내 자신이 업그레이드됐다는 생각이 확실히 듭니다. 강사진들도 최상급만 오는 것 같아요. 이런기회를 통해 나태해져 있는 저를 돌아보죠.”
그는 “계열사에서 모인 ‘잘 난’ 동료들을 보며 자극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진급할 때마다 직급에 맞는 교육도 반드시 뒤따른다.
또 개인이 신청해 자율적으로 교육을 하기도 한다.

“공채출신에게 기회를 많이 주지만, 외부인력 수혈도 삼성문화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인재를 중시하는 풍토라고 인정하면서도, 몇몇 직원들은 “뽑기는잘 하는데 제대로 배치하고
키우는지에 관해선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머리수만 채우고 억지로 해외MBA를 끌어들인 것은 아닌가”라고 부정적인시각을 갖고 있는
직원도 있었다. 이 때문에 공채 출신이 소외되는 건 아닌가하는 의견도 내놓았다.

■DB관리 철저■

‘관리의 삼성’이라고 할 땐 기록문화가 빠질 수 없다.
이 역시 이 회장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는 자신의 지시를 모두 녹음하라고까지 했다.

이 때문에 최고경영자의 지휘 아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기록을 통해서다. 홍보하는 방식도 앞선다.
예를 들어 지난 2003년 신경영10년을 맞았을 때는 과거를 돌아보자는 차원에서 각 계열사들은
93년 신경영당시 상황을 비디오로 보여줬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애니콜을 태우는 등의 장면을 보면서 지금의 삼성이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신경영 발표 당시의 상황을 모두 기록해뒀기에 가능한 일이다.

기록 문화는 사내 정보망과 맥을 같이 한다. 사내 정보망에 관해선 대부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전자 영업팀의 경우 어떤 품목이 더 필요한지 등 수량을 즉각 즉각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안도 철저해진다. 정보의 보고인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자는 차원이다.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SDI 등 많은 계열사들에 있어 직원들의 노트북에 담긴내용은 이동저장장치를 통해 밖으로 가져갈 수 없다. 삼성 자체적으로 개발한보안 소프트웨어가 깔려있다면 말이다.

물론 한 계열사의 직원은 “시스템은 최고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100%지키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고객은 왕■

삼성의료원과 에버랜드는 삼성 서비스의 상징이라고 할 만하다.
삼성의료원 홍보담당자는 “환자를 환자가 아닌 고객으로 바꿔놓았다는 점에서 삼성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의사 위주에서 환자 위주로 바꿔놓았다는 얘기다.

“의사는 병만 잘 고치면 되는 게 아니고 서비스도 잘 해야 한다는 걸 실천했죠.”대기시간도 없앴다. 대부분의 병원들은 환자가 아무리 기다려도 묵묵부답이다.

삼성병원에선 15분 이상 예상보다 늦어지면 어김없이 방송이 나온다.
의사들도왜 늦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이 회장은 장례 문화도 바꿨다. 밤새며 화투치고 술 마시는 문화를 없앴다.
이회장이 며칠 입원하면서 환자들이 불편해 하는 점을 꼼꼼히 살폈다는 일화는유명하다.

고객이 왕이라는 점은 삼성화재에서도 잘 나타난다.
삼성화재에 근무하는 직원은 “삼성그룹에 들어와 ‘역시 삼성’이라고 느낀 건 고객에 대한 배려”라고잘라 말했다. 하도 고객을 강조하는 통에 고객 일이라면 마다하는 법이 없다.

이 때문에 “정당하게 맞서 처리해야 할 민원조차도 뒷말이 싫어 처리해준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출처 - WOW 행복 나눔터]


 
가져온 곳: [♥생을 그리는 작업실♥]  글쓴이: 글짱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