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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잊으랴!
아이네로
2006. 6. 27. 16:01

탱크를 배경으로 동생을 업고 서 있는 소녀, 머리는 헝클어 지고 옷차림은 남루하지만 굳게 다문 입과 결의에 찬듯한 눈매에 절망의 그림자는 찾을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일터로 나가고 없고, 혼자 남겨 둘 수 없는 동생을 안고 학교로 왔습니다. 교실은 불타고 없습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답하는 소녀의 목소리가 들릴 듯 합니다. (1950년 10월)

얼음이 둥둥 떠내려 가는 차가운 강물을 건너는 부자의 모습.(1951년 1월) 석장의 사진은 50여년전 한국 전쟁의 와중에서 살아가고 있던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입니다.
24일 새벽 세상을 뒤덮어 버릴 것 같던 그 거대한, 하나된 힘의 근원에 대해 새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하는 사진이라고 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소설가 박도씨가 2004년 2월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의 사진자료실에 있는 한국전쟁 파일에서 찾아낸 것으로 눈빛 출판사에서 최근 발간한 '나를 울린 한국전쟁 100장면'이라는 사진집에 실려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전쟁 발발 56주년. 온 방송은 월드컵 소식을 하루 종일 되풀이 해 방송하고 있지만 오늘 하루 쯤은 당시를 생각해 보게하는 사진을 싣는 것도 전혀 무의미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나를 울린 한국전쟁 100장면' 중 눈빛 출판사가 제공한 사진을 소개합니다.

월미도에서 체포된 뒤 옷이 벗겨진 채 검색을 당하고 있는 북한군(1950년 9월)

장갑차를 탄 미군들이 서울로 진입하는 모습.(1950년 9월)

인적사항이 적힌 목걸이를 걸고 새 옷이 지급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북한군 포로들.(1950년 10월)

집단학살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 중에서 가족을 확인한 유족들의 울부짖는 모습.(1950년.10월 함흥)

미 공군 전투기가 원산 시가지를 폭격하는 모습(1951년)

서부전선에서 체포된 중공군. 사살할 것으로 오인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모습.(1951년)

미군의 네이팜탄 공격으로 부상당한 여인들이 응급구호소에 모여 있는 모습.(1951년.2월 수원)

전란중의 남대문.(1951년 3월)

자기가 그린 태극기를 들고 살려 달라고 애걸하는 평양의 한 학생과 엎드려 있는 북한군 병사.(1951년 10월)

이미 숨진 엄마의 시신을 붙잡고 하염없이 울고 있는 어린 남매의 모습.
이곳을 지나던 영국군과 호주군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다.(촬영일시 미상)

북으로 돌아가는 북한 여군 포로들. 열차 밖으로 인공기 등을 내걸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1953년.8월)
다음은 이 사진과 관련한 연합뉴스 기사 전문
한국전쟁 발발 56주년을 앞두고 당시의 상처들을 담은 사진집 2권이 사진전문 눈빛 출판사에서 발간됐다.
'나를 울린 한국전쟁 100장면'은 한국 전쟁의 단면을 함축하고 있는 사진 100장과 전쟁을 직접 체험한 김원일 문순태 전상국 이호철 등 소설가
4명의 증언을 함께 실은 포토에세이다. 소설가 박도씨가 2004년 2월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의 사진자료실에 있는 한국전쟁 파일에서 찾아낸 사진 480장과 2005년 11월 또 한차례 NARA를 방문해 수집한 770여장 중 100장을 엄선했다. 미군이 한국 전쟁 중에 최초로 사용한 네이팜탄으로 화상을 당한 여인들이 손을전혀 쓸 수가 없어 군용담요를 뒤집어쓰고 붕대로 묶여 응급구호소에 모여 앉아있는사진 등은 전쟁의 참화로 고통받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소설가 김원일은 책안에 '서울에서 겪은 인공치하 석 달'이라는 글을 통해 "문단에 나온 지 40년 동안 나는 30권 정도의 소설을 썼다. 그 중 많은 분량이 한국 전쟁 전후를 다룬 소설이다. 왜 끈질기게 그토록 오랫동안, 많은 분량을 그 시대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매달려왔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먼저 할 수 있는 말은, 내게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피멍으로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문순태는 '골짜기마다 떠도는 고혼들'에서 "6.25때 이유도 없이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얼굴이 뙤록뙤록 살아난다. 이제는 잊혀진 그들의 이름을 찾아주고 떠도는고혼에 안식을 주기 위한 진혼제를 올려줘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2004년 NARA에서 수집한 1차 사진자료들을 모아 '지울수 없는 이미지 1'을 펴냈던 박도씨는 2차 수집분 중 230여점을 선별해 '지울수 없는 이미지 2'도 펴냈다. 전쟁터에서 부모를 잃고 울부짖는 전쟁고아들과 전란 속에서도 일상을 이어가는 피란민들의 사진으로 구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