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감동 유기견 만화

아이네로 2006. 3. 17. 11:08
 
《다행이에요. 보이진 않지만 주인님한테서 기쁜 냄새가 나네요. 행복한 냄새가 나네요. 그걸로 됐어요. 전 잘지내니까, 잘 있으니까, 그걸로 됐어요. 전 정말 괜찮아요

'안습이 ㅠ.ㅠ'라는 제목으로 헝그리보더( http://www.hungryboarder.com/ )에 올라온 만화의 한 장면입니다. 강아지가 눈물을 흘리며 독백을 하는 내용입니다. 그리운 전 주인을 냄새로 느끼고 "나는 잘 있다"고 생각하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이 강아지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최근 유기견에 관한 '괜찮아요'라는 만화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을 숙연하게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다음 블로그, 네이버붐, 마이클럽, 풀빵닷컴, 헝그리보더 등 수많은 사이트에 이 만화가 올라와 네티즌들에게 다시 한번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특히 디시인사이드에도 스크랩되어 '힛갤(Hit gallary)'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 만화가 이처럼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도깨비뉴스가 지난 10일 소개한 인천 장수동 '개들의 지옥' 사건과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다음 블로거 '멀티플레이어'님은 '장수동 개지옥 사건을 기리며'라는 제목으로 이 만화를 옮기며 "만화를 보니 개들의 지옥 사건이 떠오른다"며 "개를 버리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나라는 정녕 개들의 생지옥인가

만화는 '쭈쭈'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주인공입니다. 쭈쭈는 어느날 미소가 따뜻한 주인이 생깁니다. 주인이 혼자 사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쭈쭈가 가장 기쁠 때는 주인이 집에 돌아올 때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주인은 결혼을 하게 되고, 개를 좋아하지 않는 주인의 부인 때문에 쭈쭈는 테라스로 쫓겨나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됩니다.

  쭈쭈는 안구의 수정체가 부옇게 흐려져 결국 앞을 못보게 되는 백내장에 걸리고, 주인 부부는 병에 걸린 쭈쭈를 버립니다. 추운 날씨에 길에서 떨고 있던 쭈쭈에게 다시 손이 따뜻한 주인이 생깁니다. 얼마 후 새 주인과 지하철을 탄 쭈쭈는 전 주인의 향기를 느끼는데…




▲어릴 적에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자꾸 생각이 나네요. ㅠ ㅠ
▲으앙! 정말 지금 책상 앞에 앉아서 막 울었어요 ㅠㅠ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흑… 행복한 냄새를 맡은 그 녀석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사무실인데 엎드려서 계속 울었습니다.
▲너무나도 슬픈 내용이지만, 그래도 강아지가 죽지 않고 행복해 다행이네요.
각 게시판에서 이 만화를 본 네티즌들은 "눈물이 난다",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생각난다"는 등의 댓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유기견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는 댓글도 상당수 눈에 띄었습니다.

이 만화는 지난 2004년 작품집 ‘추억연필’을 발간했던 만화가 권태성씨가 자신의 홈페이지( http://www.overkwon.com )의 '추억' 코너에 올린 것입니다.
'추억' 코너는 권작가가 경험했던 추억을 바탕으로 그린 만화를 올리는 곳입니다. 자신의 곁을 떠나간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강아지에 대한 것이 주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괜찮아요'는 그가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만든 것은 아니고, 2004년 11월 추운 날씨에 길가 상자속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강아지를 보고, 이를 모티프로 그 강아지가 겪었을 것 같은 일과 앞으로 겪을 일을 상상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권태성 작가가 본, 만화의 소개가 됐던 유기견을 찍은 것입니다.


만화가 권태성씨는 "그 유기견은 왼쪽 눈이 부옇게 보여 백내장에 걸린 것 같았다. 강아지가 겪었을 일을 생각하니 너무 불쌍해 집에 데려가 키우고 싶었지만, 키우는 강아지가 있어 데려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유기견 문제에 대해서는 "개들의 눈을 보면 분명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버려졌다는 것을 알 것이기 때문에 매우 가슴이 아프다"며 "개 주인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괜찮아요'를 비롯해 '추억' 코너에 올라오는 만화들은 모두 연필로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만화들을 엮어 책을 낼 생각은 없나"는 질문에 권태성씨는 "물론 생각은 있다. 하지만 부업들 때문에 만화를 그리지 못해 한 권 분량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회가 생기면 꼭 출간할 것이다"고 답했습니다.


도깨비뉴스 리포터 아사달 youngkang21@dk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