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멋이 가득한 전주 여행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2시간여를 달려 전주역에 도착. 남부시장과 전동성당, 한옥마을을 산책한 후 165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전주동물원으로 향한다. 이른 아침, 무작정 전주행 기차표를 끊었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전주를 KTX로 2시간 만에 도착하니 서울과 전주가 이리도 가까웠나 싶다. 10시 13분, 예스러운 멋이 가득한 전주역에 도착하니 날씨도, 기온도 기차 여행을 하기에 참 좋은 날이었다. 전주역의 유일한 버스노선 79번을 타고 20분을 이동하니 친절한 안내방송이 “한옥마을, 전동성당”에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제일 먼저 둘러본 남부시장은 청년시장으로도 유명한데 규모가 크거나 가게가 많은 곳은 아니었지만, 전통 재래시장을 살리고자 한 젊은이들의 다양한 시도가 보기 좋았다.
전시회를 보듯 시장 골목을 열심히 구경한 뒤 한옥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서양과 동양의 멋이 묘하게 어우러진 전동성당이 보인다. 그리고 북촌 한옥마을이나 충무로의 한옥마을과는 다른 규모의 전주는 골목골목 어디서나 쉽게 한옥들을 볼 수 있고 카페, 음식점, 수공예집 어디에서나 예절과 전통을 배울 수 있었다. 오후 2시가 되니 슬슬 배도 고프고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해 전주의 명물이라는 육회비빔밥을 먹었다. 배를 채우고 다시 한옥마을 산책을 시작하니 골목 사이사이 가게 밖에 놓인 오래된 자전거나 낡은 박스조차 가을의 정취와 어우러져 마음을 설레게 한다. 165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전주동물원에 가기 위해 전동성당 앞 버스 정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와로 된 동물원 입구에 도착해 공원의 우측으로 걷기 시작하니 사자, 호랑이, 기린, 얼룩말, 망아지, 코끼리, 하마가 차례대로 보인다. 동물원의 철망과 테마파크 기구들은 색이 바래고 칠이 벗겨져 소박하고 정겨운 느낌을 자아냈다.
서울행 티켓을 예매하고 근처 식당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으며 오늘 하루를 돌이켜봤다. 출발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꼼꼼히 계획한 여행이 아닌, 가끔 혼자 멀리 나와 계획 없이 당일 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강영규·‘카메라 스토리지’ 대표 |